금쪽 상담소, 크리스티나와 크리스 그리고 성인 ADHD

오늘 금쪽 상담소에는 크리스티나와 크리스가 출연했습니다. 크리스티나는 미녀들의 수다로 유명해진 이탈리아인으로 한국인과 결혼해 17년째 한국에 살고 있습니다. 크리스는 미국인으로 한국인과 결혼해 한국에 산지 13년 차입니다. 항상 밝은 에너지를 주변에 전파하는 방송인 크리스티나와 크리스는 어떤 고민으로 금쪽 상담소를 방문했을까요?
 

 
이 글에서는 한국인 보다 더 한국인 같은 크리스티나와 크리스의 사연을 알아보겠습니다.
 

1. 우린 모두 전교 1등!

학창시절 전교 1등을 한 경험에 대해 이야기 하는 모습

크리스는 웨스트포인트라고 불리는 미국 육군사관학교 출신입니다. 웨스트포인트는 하버드 보다 입학하기 어려운 곳이라고 합니다. (*웨스트포인트는 1802년에 설립되었으며 미국의 육군 장교를 양성하는 기관으로 학비와 생활비, 월급도 제공해 준다고 합니다.) 학창 시절 크리스는 학교 성적이 우수해서 전교 1등을 주로 했다고 합니다.
 
크리스티나도 역시 전교 1등을 항상 했다고 합니다. 국제법 학사와 석사까지 따고 EU에서도 일했다고 합니다. 또한 4개 국어를 할 수 있으며 지금은 가톨릭대 교수로 있다고 합니다. 
 
오박사님 역시 전교 1등을 많이 했다고 하며, 호탕한 웃음을 보였습니다.
 

2. 크리스의 고민

1) 한 가지 일을 하면 다른 것은 잊어버린다?

크리스는 자신이 한 가지 일을 하면 다른 것은 잊어버리는 것(집중력이  한정적인 부분) 때문에 아내로부터 자주 핀잔을 듣기도 하고, 이혼까지 생각할 정도로 갈등을 겪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면, 설거지를 하면 다른 소리는 아예 들리지 않게 되고, 아내의 심부름으로 슈퍼에 갔다가도 다른 일이 생기면 본래의 목적인 심부름은 잊어버리게 된다고 합니다. 아내 입장에서는 일부러 그러는 건가? 꾀를 부리나? 하고 생각하게 되고요.
 
오박사님은 일을 잘 처리하기 위해서는 동시 상황에서 우선순위 설정을 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하고 싶은 순서가 아닌 중요한 순서를 결정해서 처리해야 한다고 말해줍니다.

2) 흥미 없는 분야는 안 한다!

오박사님은 '흥미 있는 분야가 아니면 시작조차 어려운가요?' 하고 묻습니다.

크리스는 하기 싫으면 최대한 미루고 시작조차도 안 하려고 한다고 말합니다. 시작조차도 싫은 일에는 예를 들어, 구청에서 서류를 떼는 일처럼 구청 위치 찾고, 필요한 서류 찾고, 모르면 아내에게 물어보고.. 등등 그러한 과정들이 너무 복잡하다고 말합니다. 같은 맥락으로 이사 시 해야 하는 여러 일들 중 제일 성가신 것으로 '대형폐기물 신고'라며 이런 과정 중에도 아내의 잔소리를 듣는 등 갈등을 빚었다고 말합니다.

한국으로 유학 온 계기나 결혼도 충동적인 결정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아내가 너무 예쁘기도 하고 사랑해서 한 결혼이지만 그 결정의 과정이 빨랐다고 합니다.

오박사님은 크리스에 대해 부주의한 면이 있고, 관심과 흥미에 따른 편차가 크고, 주의 집중력 전환에 어려움이 보이며, 높은 충동성으로 봤을 때, 성인 ADHD로 판단이 된다고 말합니다.
 
크리스는 위와 같은 한정적 주의집중력과 산만함이 가정생활에 장애가 되어 아내와 이혼 위기까지 갔었다고 이야기합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받고 시험(?)을 보고 합격(?) 했다고 합니다. 시험은 ADHD 시험이라네요! 표현이 재밌는 크리스입니다. (*이 검사는 '종합 주의력 검사(cat)'라고 합니다.)

 

3) 육군사관학교 8kg 감량 다이어트? 

어렸을 때는 전혀 ADHD라는 생각을 못해서 치료를 못했다고 합니다. 크리스의 산만함은 집안 내력으로 사회적으로 성공한 아버지께서도 산만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늘 크리스를 칭찬해 주셨고, 좋은 머리로 학창 시절 내내 아주 우수한 성적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대학에 가면서 생겼다고 합니다.(명문으로 알려진 육군사관학교도 사실은 입학 뒤에야 명문대인 것을 알았다고 합니다.) 육군사관생도 시절은 산만한 크리스에게는 힘든 것이 많았다고 합니다. 한 예로 '직각 식사'의 경우 음식을 직각 자세로  5~8번 씹어야 하는데 크리스는 배고픔에 허겁지겁 먹으면서 식사시간에 번번이 퇴장(OUT)을 당하면서 체중이 8kg이 빠져버리는 강제 다이어트 상태도 경험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대단한 점은 다른 대학으로 편입을 위해 그렇게 1년을 버텼다고 합니다.

 

오박사님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주의력의 핵심 개념은 자기 조절과 자제력입니다. 억제할 수 있는 상황에서 억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주의력이 낮으면 억제가 어려워집니다. 웨스트포인트(육군 사관학교)는 자기 조절과 자제력을
제일 많이 요구하는 곳일 것입니다.

4) 방송 녹화 중 졸고 산만한 방송인 크리스

크리스는 예전에 출연한 방송 녹화시간이 5시간씩 길어지면서 졸기도 하고, 멍하기도 하는 등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세 바퀴' 방송 녹화에서 파트너로 출연했던 박나래는 집중을 못하는 크리스를 챙기느라 바빴다고 합니다. 같은 방송에 출연했던 크리스티나도 집중 못하고 상황에 맞지 않는 대답을 하는 크리스에게 '그러시구나!' 하고 호응해 주면서 크리스가 다시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합니다. 마치 엄마처럼 챙겨줬다고 합니다.
 
오박사님은 크리스가 방송 녹화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는 뇌를 각성 상태로 잘 깨워놓게 하는 것이 주의력인데, 특히 재미없고 지루한 일을 할 때 주의력이 떨어지면서 뇌활성화(brain activity)도 뚝↓ 떨어진다고 말합니다.

5) 약물 치료 후 다른 세상을 알게 됐다는 크리스

오박사님은 크리스는 주의력 결핍과 충동성이 합쳐진 혼합형 ADHD라고 말합니다.
 
ADHD 약물 치료가 필요한 이유

오박사님은 약물 치료 후 대뇌의 신경 생리적 균형을 맞춰주면서 불규칙했던 두뇌 처리 속도가 일정해진다고 합니다.

약을 복용하면서, 그동안 습득하지 못했던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능을 습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크리스는 약을 복용하면서 세상이 달라 보였고 자신이 이제껏 주의사람들에게 피해를 줬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박사님은 여기에 더해서 약의 효과가 떨어졌을 때조차도 약을 복용했을 때의 경험을 토대로 그때의 상태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6) 집중력을 높이고자 하는 크리스의 노력

 

오박사님은 ADHD를 극복하기 위해선 약물 치료만으론 부족했을 텐데 크리스는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해했습니다.

 

크리스의 대답은 ADHD가 뭔지도 몰랐을 때부터 스스로 하는 습관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첫째, 패스트푸드 안 먹기! 탄산음료도 안 마시기! 먹으면 집중력이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다고 합니다.
둘째, 운동 열심히 하기! 집중력이 떨어질 땐 운동 중독이 올 정도로 몰두해 극복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합니다.

오박사님은 식습관과 ADHD가 관련이 있나요?라는 패널의 질문에 관련이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크리스는  패스트푸드, 탄산음료를 안 먹음으로써 자신을 억제하려고 노력하고 운동을 통해 한계에 도전함으로써 자기 조절력을 향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합니다.

 

7) 정리하는 글
 

그동안 금쪽 상담소 출연자 중에 성인 ADHD 문제로 출연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그들만의 고충을 들으면서 '심적으로도 힘들고 주위의 시선에 많이 외로웠겠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방송인 크리스의 경우에는 타국에서 더 힘들었을 것으로 안쓰럽기도 하고 '약을 복용하면서 완전히 달라진 세상을 보게 되었다'는 말에 복용 전 생활이 '단순히 산만한 정도 이상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옆에서 크리스를 챙겨 준 따뜻한 마음을 가진 크리스티나도 알게 되었습니다.

 

 

2023.11.15 - [발달심리학] - 금쪽 상담소, 사람에 대한 애정을 상실한 이세창 배우

금쪽 상담소, 사람에 대한 애정을 상실한 이세창 배우

 

2023.11.07 - [발달심리학] - 금쪽 상담소, 문단열 딸 문에스더 ADHD 고민

금쪽 상담소, 문단열 딸 문에스더 ADHD 고민

2023.08.28 - [발달심리학] -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의 원인, 증상, 진단과 치료 알아보기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의 원인, 증상, 진단과 치료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