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7월 5일)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198회)에는 낯가림이 심해서인지 불안이 높은 만 4세(5살) 금쪽이 이야기입니다.
엄마와 아빠는 착하고 똑똑한 금쪽이의 불안을 도무지 알 수 없어서 출연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은영 박사는 낯가림처럼 보이는 금쪽이의 문제를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몰라서 생기는 문제라고 설명합니다. 이는 엄마 역시 가지고 있는 문제이고요.
금쪽이 또는 금쪽이 엄마와 같은 어려움을 가지고 계신 분들께 오은영 박사의 설명과 조언이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오늘 방송을 다시 보기와 하이라이트영상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자전거 헬멧 쓰기
금쪽이가 자전거를 끌고 나옵니다. 아빠가 금쪽이의 머리에 헬멧을 씌워주려 하자 금쪽이가 울먹이며 피합니다. 헬멧 쓰는 것이 불편해서일까요?
금쪽이가 울먹이며 말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이거 쓰면 사람들이 칭찬하잖아!" 헬멧을 썼다고 칭찬을 받는 것이 싫은 것 같습니다. 아빠가 허공을 향해 "금쪽이 칭찬해 주지 마세요!" 하자 겨우 헬멧을 씁니다.
오은영 박사 설명
낯가림은 나와 다른 사람을 구분할 수 있게 되면서 시작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보통 생후 12개월 전후로 심해지고 생후 18개월쯤에는 줄어듭니다. 자라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완화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만 4세인 금쪽이가 낯가림을 하는 것인지는 더 살펴봐야 합니다.
놀이터
퇴근 한 아빠와 놀이터를 가는 금쪽이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빠와 기분 좋게 찾은 놀이터에 아이들이 많자 금쪽이는 친구들이 많다고 다른 놀이터에 가겠다고 합니다. 이렇게 옮긴 놀이터만 4군데입니다. 결국 다소 한적한 5번 놀이터에서 놉니다.
놀이터에서 친구들을 만났을 때도 시선을 회피하고 자리를 피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오은영 박사 설명
얼핏 보면 낯가림으로 보이지만 흔히 낯가림으로 인한 경계는 익숙해지면 나아집니다. 현재는 유치원 생활이 반 학기가 지난 만큼 반 친구들이 익숙해진 시기입니다.
그런데 친구를 피해 혼자 있길 원하는 금쪽이는 흔한 낯가림이 아닙니다.
오박사 질문
Q.1 대형마트는 잘 가나요?
A. 네. 마트에서는 다른 사람한테 신경을 안 쓰고 물건을 찾아 잘 이동합니다.
Q. 놀이공원은 잘 가나요?
A. 네. 잘 갑니다.
만약 금쪽이가 감각이 예민한 아이였다면 마트나 놀이공원 같이 다수가 모이면 더 힘들어하기 마련인데 금쪽이는 그렇지 않습니다.
금쪽이의 낯가림의 특징
➀ 인원수에 관계없다.
➁ 타인의 관심과 주목을 불편해한다.
금쪽이가 마트나 놀이공산 등에서 불안하지 않는 이유는 이러한 곳에서는 각자의 일을 보느라 타인에게 관심을 받는 빈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놀이터는 어떨까요? 또래들이 모여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타인에게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금쪽이는 1:1 관심과 주목을 힘들어합니다. 헬멧을 쓰면 칭찬할 것이라며 싫다고 한 것처럼 '칭찬' 표현도 강한 감정이기 때문입니다.
할머니댁 방문
할머니댁으로 가면서 금쪽이는 할머니 눈이 예쁘다며 기분이 좋습니다. 할머니와 만나서도 얼굴에 즐거워하는 마음이 그대로 나타납니다. 할머니의 따뜻한 시선에 금쪽이는 편안해합니다.
오은영 박사 설명
금쪽이는 의도와 상관없이 말이 나오지 않는 '선택적 함구증'은 아닙니다. 금쪽이의 거부 반응은 의도적이기 때문입니다.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에 민감한 것이고 낯선 자극을 줄이기 위해 사람을 피하고 숨는 것입니다. 이렇게 두려움에 계속 숨어들면 공동체 생활을 배울 수 없게 됩니다.
병원에서 진료받기
병원을 찾은 금쪽이가 진료를 받을 차례입니다. 진료실도 끌려오다시피 겨우 들어갑니다. 금쪽이는 손으로 자신의 눈을 가립니다. 눈을 가린 손을 엄마가 내리자 눈을 감아버립니다. 불안한 모습이 역력합니다. 엄마와 의사, 간호사 2명 총 4명의 어른들이 금쪽이를 잡고 달래며 겨우 진료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오은영 박사 설명
금쪽이는 인간관계에서 사람만큼 불안한 게 없습니다. 4세 아이가 벌써 사람을 경계하는 이유가 무얼까요?
사람이 모여 있는 것은 안전을 지키 위한 본능입니다. 이를 모노포비아라고 합니다.
모노포비아(Momophobia)
고립된 상태를 병적으로 두려워하는 증상
그런데 금쪽이는 타인을 기피합니다. 현재 금쪽이는 전쟁 속을 살아가는 느낌입니다. 전쟁터에서 신원미상의 누군가 다가오면 철저히 경계하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금쪽이의 심리 상태는 전시 상황과 같은 것으로 일단 적으로 간주하고 모두를 안전하지 않은 존재로 봅니다.
금쪽이가 병원에서 기를 쓰고 눈을 가린 이유는 감당을 못하기 때문입니다. 눈으로 일일이 확인해야 불안감이 해소되는데 감당하기 힘든 공포심에 눈을 감아 회피해 버리는 것입니다.
이런 금쪽이의 행동으로 인해 실체를 보지 못하니 모든 게 두려워지는 악순환을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누나랑 잘 지내는 금쪽이
금쪽이의 집에 엄마와 아빠의 지인들이 방문합니다. 그중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누나가 금쪽이와 눈높이를 맞추며 따뜻한 시선과 반응을 보입니다. 금쪽이는 누나와 대화를 하면서 눈도 잘 맞추고 안정감을 느끼며 즐거워합니다.
오은영 박사 설명
금쪽이는 낯선 상황에서 처음에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그 상태에서 파악을 끝낸 후에야 긴장을 풀고 다가갑니다.
금쪽이는 주시불안과 달리 익숙하고 안전한 사람에게 관심받는 건 행복합니다. 문제는 '낯선 이'의 주목과 관심입니다.
주시불안
타인과 마주 보거나 응시당하는 것이 불안한 증상입니다.
곤충생태관 방문
아빠와 함께 곤충생태관에 방문한 금쪽이는 호기심을 보이며 곤충을 관찰하지만 날갯짓하는 나비에 놀라 눈을 가리고 뒷걸음질을 칩니다.
오은영 박사 설명
나비를 무서워한다기보다 파악되지 못한 것에 공포를 느끼는 것입니다.
눈으로 보고 경험을 시각화해서 자신만의 개념이 만들어져야 안심이 되는데 여기서 문제는 두려우면 눈을 감아 버린단 말이에요. 시야가 차단되면서 경험조차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봐야 유사한 상황에서도 두려움을 견딜 힘이 생기는 법입니다.
눈을 통해서 세상을 관찰하고 성공적 경험을 해야 개념을 체득하게 됩니다. 지금처럼 공포에 질려 시야를 차단하면 두려움은 떨칠 수 없게 됩니다.
이것이 점점 더 심해지면 남의 말을 절대 안 듣고 고집불통이 될 수 있어요. 직접 확인해야만 직성이 풀리게 됩니다. 고집이 지나치면 억지가 됩니다.
금쪽이는 힘든 상황에 대한 성공적인 경험이 중요합니다.
동생이 머리를 잡아당겨도
네 식구가 함께 있는 저녁시간 생후 8개월인 동생이 금쪽이 머리를 잡아당깁니다. 금쪽이는 아프거나 싫은 내색 없이 하던 일을 계속합니다. 옆에서 보던 엄마가 동생을 제지하고 금쪽이에게도 "아프지 않아? 왜 하지 말라고 안 해?"하고 묻습니다.
엄마는 예전에 금쪽이가 집에서 놀다 넘어져 머리를 다쳤는데도 내색을 안 하고 참았던 일을 말합니다.
오은영 박사 설명
금쪽이는 감정을 못 느끼진 않아요. 다만 감정의 표현을 어려워하고 있습니다.
느낀 감정을 표현하는 법은 배워야 하는 것입니다. 금쪽이가 동생이 머리를 잡았을 때 아픔을 못 느꼈을까요? 아닙니다. 아픈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모르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을 표현하는 실질적인 경험이 부족한 것입니다. 감정이 흐르는 대화를 제대로 못 배운 것입니다.
동생이 때렸을 때처럼 표현을 못하고 가만히 있으면 사람들이 '너 참 괜찮은 아이구나.' 하는 것이 아니고 만만하게 보고 무례하게 대할 수도 있어요.
"금쪽이 동생은 생후 8개월로 거의 본능적으로 형을 만만하게 여기고 있어요. 형 머리를 잡아당기는데 형이 별다른 반응이 없으니까 '야! 만만하네!'하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은 양육과정에서 배운 게 아니에요. 본능적인 행동입니다. 생후 8개월 아이에게도 만만하게 보인 거예요. 이때 엄마와 아빠가 개입해서 막아주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감정을 말로 표현해서 스스로 방어할 수 있어야 해요."
아침밥을 먹을 때
엄마가 아침으로 차려준 쌀과자와 오트밀 중 쌀과자를 먼저 다 먹고 오트밀은 안 먹겠다고 하자 엄마는 금쪽이에게 배불러서 그런지 어떤지를 묻지 않고 차분하게 오트밀도 먹어야 한다고 말해 줍니다.(그래도 강요하거나 강압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오은영 박사 설명
사람을 그릇으로 본다면 그릇에 담긴 내용물은 IQ(지능지수)고 그릇의 강도는 EQ(감성지수)입니다.
엄마가 금쪽이를 대하는 방식은 정서적인 상호작용 대신 인지적 상호작용만 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가정의 식사 시간
아이 "나 이거 먹기 싫어."
엄마 "오늘은 맛이 없어? 배불러?"
이렇게 돼야 하는데 엄마는 딱딱한 지식만을 전달하고 있어요. 엄마는 마음을 주고받는 대화가 서툴러 보입니다.
(엄마 스스로도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어렵고 금쪽이를 양육하면서도 언어자극을 줘야 했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아이와 대화법을 몰라서 힘들었다고 말합니다.)
금쪽이 엄마는 엄마의 의무는 100% 완수하지만 정서적인 교감이 부재하고 있어요. 마음을 주고받아야 아이가 사랑을 느낍니다!
엄마와 키즈카페
엄마는 금쪽이에게 반응을 무미건조하게 하기도 하고 금쪽이가 관심을 가진 장난감을 말도 없이 가져가 몰두하기도 합니다.(엄마도 아이처럼 장난감에 관심을 보입니다)
엄마와 금쪽이가 키즈카페에서 놀이하는 과정을 보고 오은영 박사는 울컥했다고 말합니다. 금쪽이에게 어떻게든 뭔가를 해주려고 하는데 '엄마가 진짜 놀 줄 모른다'는 것이 보였다고 말합니다.
오은영 박사 설명
(어린 시절 엄마의 정서적 결핍을 들은 후) 어린 시절 엄마는 감정적인 수용을 받아 본 경험이 없어서 정서적으로 굉장히 배가 고프고 허기졌을 것입니다. 애정에 대한 갈망이 크면 정서적 기아 상태에 이르고 정서 발달에 어려움이 생기는 결과를 낳습니다.
엄마는 차분한 것처럼 보이지만 꼭 필요한 감정의 폭이 없습니다. 적절한 화의 분출도 어려울 것입니다. 엄마는 감정조절을 부모로부터 배운 경험이 없어서 감정 소화력이 약합니다.
자칫하면 아이에게 그대로 대물림될 수 있습니다. 엄마의 결핍이 금쪽이에게 그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노력이 필요합니다.
(금쪽이 엄마가 아빠에게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털어놓는 등 부모처럼 의지하는 모습을 본 후)
아내가 남편의 한결같은 사랑을 갈구하며 힘들었던 어린 시절의 얘기를 꺼내고 남편은 묵묵히 위로하고 들어줍니다. 이러한 것을 교정된 재경험이라고 합니다.
교정된 재경험
과거의 상처를 다른 대상자를 통해 건강한 형태로 다시 경험하는 것
자식과의 관계에서도 교정된 재경험이 가능합니다. 어떤 순간에도 조건 없는 사랑을 주는 아이로부터 느낄 수 있습니다. 엄마는 앞으로 '엄마'라는 존재의 귀함을 느끼며 '결핍'이라는 구멍을 메꿔가야 해요.
앞으로 아이가 마음으로 표현하면 마음으로 받아주세요. 또한 아이가 알 수 있게 마음을 말로 표현해야 합니다.
솔루션 과정
✓엄마는 아빠의 코칭을 받으며 금쪽이와 놀이에서 감정을 더 풍부하게 표현하려 노력합니다.
✓ 엄마는 금쪽이랑 잘 놀았던 초등 누나에게도 코칭을 받습니다.
✓ 금쪽이 가족은 나비 유충을 키우기도 합니다.
✓ 병원에서 진료를 잘 받는 또래 친구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하고 금쪽이도 진료 때 더 편안해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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