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지옥(MBC 월요일 10시 45분 방영)에는 '강자 부부'가 출연했습니다. 이 부부는 남편과 아내의 의견 대립뿐 아니라 성인인 둘째와의 문제까지 있어서 오은영 박사의 조언이 시급한 상황이었습니다. (*이후 1,2부(88회, 89회)에 걸쳐 제작되면서 글을 수정하고 추가했습니다.)
아래 글이 비슷한 어려움으로 고통받고 계신 분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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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88회) 방송-가족의 문제
바쁘게 사는 아내 VS 느리게 사는 남편
► 남편의 일상 모습
남편은 오전 7시에 일어납니다. 밖에서 일하던 아내는 남편에게 전화해 큰 아들 등교 전에 챙겨야 할 것을 지시합니다.
이때 남편은 '예 예 알았어요.'하고 손가락을 통화 종료 버튼 위에 올린 채로 대답합니다. 얼른 끊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지요.
하지만 첫째의 면도와 머리 감기 그리고 아내가 준비해 둔 생선전해서 반찬 해주기 등은 모두 안 했습니다.
남편은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33년을 일하고 현재는 은퇴했습니다. 은퇴 후 아무것도 안 하는 삶에서 행복을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그럴 수 있겠죠, 그동안 애쓰셨으니까요!
► 아내의 일상 모습
새벽 4시 30분에 기상한 아내는 차를 운전해 자신의 일터로 출근합니다. 아내의 첫 번째 일터는 하우스가 있는 자신의 농장입니다. 아내 소유로 논 2천2백 평과 임야 11만 5천 평이 있습니다. 정말 어마 어마합니다.
농장에 재배하는 품목도 메리골드, 상추, 박하, 산마늘, 명이나물, 제피, 곤드레, 취나물, 고사리... 혼자서 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많습니다.
하우스도 끝이 보이지 않아서 이 정도 양의 일을 혼자 한다는 것이 가능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벽돌을 트럭에 가득 싣기도 하고 삽질도 혼자 하고... 수확한 상품의 포장과 마트 진열까지도 혼자 다 합니다. 게다가 부동산 보조일도 합니다.
집에 성인 남자 세 명이 있는 것 같은데 이 많은 일을 아내(60세)가 왜 혼자 할까요? 첫째 아들은 현재 서른 살로 자폐로 인해 장애 1급이며 둘째는 척수암으로 인해 건강이 좋지 않고 부모와의 관계에서 온 상처를 안고 살고 있습니다.
그러면 남편이 조금만 도와주시면 좋을 텐데 이유가 있겠지요. 여기는 결혼 지옥이니 부부의 사이가 썩 좋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아내가 이토록 몸이 부서져라 일하는 이유는 첫째를 위한 사회복지시설을 짓기 위해서입니다. 아내의 마음이 이해가 됩니다.
오은영 박사가 첫째의 자폐를 언제 알게 되었냐고 묻자 아내는 세 살 때인데 당시 남편이 외벌이로 아들을 위한 언어치료 비용이 많이 들어서 제대로 못해줬다며 울먹입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남편은 자폐아이들을 위한 시설은 어마어마한 것이라며 어려운 일이라고 말합니다. 이에 아내는 남편이 시작도 안 해보고 못한다고 한다며 서운해합니다.
오은영 박사 설명
두 분이 하시는 생각이 다 맞는 생각이세요. 그런데 유난히 부부가 굉장히 다른 사람들이 있어요.
아내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라서 적극적인 것은 장점이지만 지나치게 적극적이면 어떤 경우에는 (상대방은) 공격적이라고 느껴요. 반대로 남편분은 '매우 현실적이고 신중한' 분이세요.
그러니까 아내분의 입장에서는 남편이 아무것도 안 하고 있고 나태하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남편분은 아내가 공격적이라고 느껴지는 거예요. 두 분의 말이 다 맞는 말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접점이 없다는 것입니다.
아내와 둘째의 관계
현재 스무 살인 둘째와 엄마의 관계는 악화되어 있습니다. 과거 둘째의 교육에 집중했던 아내였습니다.
아내는 둘째는 자신과 사이도 좋고 공부도 잘했는데 중학교 때 게임을 하면서 달라졌다고 말합니다.
남편은 아내가 둘째를 억압했다고 말하고 (둘째가 아내에게 욕을 하는데도) 아직 아기라며 이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둘째의 엄마에 대한 마음은 엄마와의 갈등 장면에서 드러납니다. 둘째는 엄마가 자신의 인생을 망쳐났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남편과 둘째는 여느 부자간처럼 돈독할까요?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남편은 둘째의 눈치를 보며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합니다.
남편은 아이를 믿어줘야 한다고 말하고 아내는 믿어준 결과가 이런 것이냐며 녹화 중에도 결론이 나지 않는 말다툼을 합니다.
오은영 박사 설명
두 분 모두 맞는 이야기지만 남편은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 대한 철학적 관점'을 계속 이야기하고 있고, 아내는 (남편의 말을 알겠는데) '일상생활에서는 이런 것은 못하게 해야지'라는 방식을 가지고 얘기하니까 깊이가 맞지 않아서 접점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서로가 억울한 것입니다.
아내는 '나는 아이들을 걱정해서 몸이 부서져라 일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당신은 이럴 수 있어?'
남편은 '어른이고 부모인데 아이를 대할 때는 더 따뜻한 사랑을 줘야지 그게 인간의 기본 아니야? 당신 말이 맞아도 그렇게 대하면 안 되는 거잖아!'
두 분이 몇십 년 동안 이렇게 말하고 있는 거예요. 가슴 아프잖아요. 다 사랑하고 부모인데!
다음 주에는 둘째도 출연해 오은영 박사의 솔루션을 받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두 분 다 바르시고 최선을 다해서 사시는 분들인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꼭 바랍니다!
다음 주 예고도 지금 확인해 보세요.
2부(89회) 방송-둘째의 상처
1부(88회) 방송만을 시청했을 때는 몸이 부서져라 혼자 일하는 엄마가 안 됐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2부(89회) 방송을 본 후에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오은영 박사의 말대로 엄마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열심히 일만 하면서 둘째의 마음은 살피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폐가 있는 첫째와 달리 둘째한테 기대가 높았던 아내는 둘째를 학원에 많이 다니게 했다고 합니다. 이때 둘째가 학원 시간 외에 시간이 나서 게임을 하면 부모라서 해도 된다며 욕을 하기도 하고요.
둘째는 중학교 때 학교 폭력을 겪었지만 당시 부모님들로부터 도움을 못 받았다고 합니다. 당시 학교 폭력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면서 지금도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당시 그 심각성을 몰라서 그랬다며 책임을 면하려는 것 같은 엄마의 모습에 오은영 박사가 "왜 그렇게 결백이 중요하십니까!" 하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유독 다른 사람의 마음에 공감이 어려운 사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고1 때는 기숙사 생활 중에 척수암에 걸렸다고 합니다. 수술 뒤 하반신 마비가 올 수 있다고 했다니... 십 대 중반에 이 모든 일을 한꺼번에 격었다니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때도 자살을 생각한다는 이야기를 엄마한테 했지만 엄마는 '알아서 하라'라고 했다고 말했다니... 그때 엄청나게 힘든 일이 있었던 것이겠지요?
오은영 박사의 힐링리포트
아내는 불안이 높다고 말하며 이로 인한 걱정을 아이를 혼을 내고 다그치는 것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앞으로는 걱정을 걱정 그대로 표현해 볼 것을 조언했습니다.
남편에게는 사람은 한계와 제한을 잘 알 때 그 안에서 안정감을 느끼므로 둘째가 아내에게 거친 말을 할 때는 "힘든 마음은 알지만, 이렇게 표현하면 안 되는 거야."라고 선을 그어주셔야 합니다. 아빠의 쩔쩔매는 행동으로 인해 둘째는 오히려 더 불안해질 수 있으며 아이의 내면에서는 자기 비하와 좌절, 자기 혐오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둘째에게는 "어떤 누구라도 그 나이에 그런 어려움을 겪었다면 마음이 힘들고 고통스러울 거야. 네가 약해서가 아니야! 현재의 고통은 심리상담 과정이 필요할 것 같아."라고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이후 오은영 박사는 둘째를 다독여주고 손글씨로 엽서도 써주었습니다. 둘째는 이런 작은 관심과 표현에도 감사하고 소중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둘째는 엄마와 이야기를 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 그리기에 대해 말하며 즐거워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그동안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가족하고 나누고 싶었겠지요.
1부(88회)에서 보였던 엄마에게 거친 말을 하던 모습과는 너무 다른 모습입니다. 그저 착하고 순둥 한, 행복해지고 싶은 스무 살입니다. 지금부터가 이 가족의 시작인 것 같습니다!
결혼지옥에서 갑자기 금쪽이 이야기되어 버렸지만 아이의 행복이 부부의 행복인 것 같습니다. 이후 아내분으로부터 전해 온, 가족의 달라진 행복한 일상 모습에 방송 시청하면서 받았던 스트레스가 날아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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